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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게임스] 브릿지번역 김정연 대표, “게임 현지화, 글로벌 진출 필승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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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브릿지번역 댓글 0건 조회 373회 작성일 23-04-2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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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이 발전하면서 게임사가 자사의 게임을 전 세계에 출시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그러나 게임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현지화의 중요성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브릿지번역 김정연 대표는 해외 진출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높은 퀄리티의 현지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게임은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종합 예술로 몰입감이 핵심인 콘텐츠이기에 이를 저해하는 요소를 최대한 없애야 한다. 이외에도 번역을 포함한 게임 현지화는 문학 등 다른 콘텐츠 번역과 달리 고유한 기능적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게임에는 유저 인터페이스(UI)와 유저 경험(UX)의 존재, 소프트웨어의 텍스트 추출 과정 등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때문에 번역이 끝난 텍스트를 게임에 입힌 후 테스트하는 현지화 QA(Localization Quality Assurance, 이하 LQA)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제대로 된 현지화 과정을 거쳤을 때 비로소 제작사가 의도했던 느낌을 해외 유저들에게도 온전히 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이 같은 성과를 위해서는 서비스 직전까지 현지화에 참여하는 번역사, 퍼블리셔, 플랫폼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브릿지번역 김정연 대표(사진=경향게임스)

▲브릿지번역 김정연 대표(사진=경향게임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교육학과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김정연 대표는 전 세계 최초로 모바일게임 현지화에 대한 논문으로 영국 로햄튼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그가 설립한 브릿지번역은 게임 전문 현지화 기업으로, 글로벌 유명 게임사 일렉트로닉 아츠(이하 EA) 게임들의 한국 현지화를 담당했다. 대표작으로는 ‘드래곤 에이지’, ‘NBA’ 시리즈 등이 있다.

글로벌 진출 성공 ‘도우미’
게임 산업이 발전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게임사들의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세가 된 것이 글로벌 진출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행한 ‘2022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게임 수출액은 약 87억 달러(한화 약 11조 원)로 수입액(약 3억 달러)보다 약 29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더해 최근 국내 게임사들은 해외 유저들에게 인기가 많은 콘솔 게임 개발 도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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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 속에서 게임 현지화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게임이 국내 콘텐츠 부문 수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게임이 스토리, 그래픽, 음악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융합된 종합 예술이라는 점에서 몰입감이 매우 중요한 콘텐츠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게이머라면 외산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잘못된 번역으로 인해 몰입감을 방해받거나, 진행에 곤란을 겪는 상황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이처럼 잘못된 현지화 때문에 퍼블리셔는 유저들의 비난을 직면할 수도 있다.
“현지화는 해외 진출 게임의 최종 폴리싱 단계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현지 유저들이 이질감 없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돕고, 특정 국가의 언어·문화적 차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는 역할을 하죠. 일례로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상자를 영어로 ‘BOX’라 표기한다고 알고 있지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게임에서 나오는 보물상자를 ‘CHEST’로 표현합니다. 이 때문에 대규모 게임사에서는 기획 단계서부터 현지화에 신경을 많이 쓰는 추세입니다.”

LQA의 필요성 ‘부상’
김 대표는 게임이 특유의 기능적 특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게임 현지화 안에서도 LQA 과정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LQA는 ‘Localization Quality Assurance’의 약자로 번역이 끝난 텍스트를 실제 게임 빌드에 적용해 최종적으로 테스트하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텍스트 번역이 게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보고 게임 내부의 언어 및 기능적 부분을 점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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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실제로 게임에서 텍스트를 추출할 때는 글자 외에도 태그나 변수가 함께 추출된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몬스터 1을 잡아라’와 같은 문구는 소프트웨어에서 변수로 처리된다. 이런 것들을 번역할 때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배치해야 올바르게 추출될 수 있는지 고려하는 것은 타 콘텐츠의 번역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사례다. 이외에도 게임에서는 유저의 환경을 설정하는 인터페이스(UI)와 이를 통한 경험(UX)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UI와 같은 직관적인 요소는 유저들이 보자마자 뭘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짧고 간략하게 번역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면 텍스트 분량이 약 1.5배 늘어나기 때문에 글자가 UI 및 대화창을 벗어나는 일이 생기기도 하죠. 대사의 경우를 예로 들면 전형적인 남자 전사 캐릭터가 이미지에 맞지 않는 귀여운 말투를 쓰는 등의 오류가 발생할 때도 있어요. LQA를 통해 이런 것들을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외 게임사들을 보면 미드코어 등급 이상의 게임은 LQA 작업을 거쳐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당사자 협력이 퀄리티로 ‘직결’
김 대표는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의 언어가 다르더라도 동일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지화의 목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국내 게임이 현지화를 거쳐 해외에 서비스됐을 때 한국 유저가 느끼는 감정을 해외 유저도 똑같이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번역사, 퍼블리셔, 플랫폼 등 관계자들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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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현지화된 용어에 대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당사자는 퍼블리셔라고 말했다. 특히 사람이나 몬스터의 명칭 등 주요 고유명사는 번역사에서 먼저 현지화를 하고 퍼블리셔에 검토를 받게 된다. 모바일게임의 경우에는 제목이 중요하다. 번역사가 번역한 제목 중에 플랫폼에서 가장 검색이 잘 될만한 후보를 골라 추천하면 퍼블리셔가 선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결국 퍼블리셔의 이해도가 현지화 퀄리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박사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수많은 게임 현지화 사례를 정리하면서 알 수 있었던 것은 번역사와 퍼블리셔, 플랫폼 등 현지화에 참여하는 당사자들 모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퍼블리셔 외에도 플랫폼의 경우 게임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유저와 퍼블리셔 사이에서 커뮤니티 역할을 하면서 피드백의 창구가 되기도 합니다. 아쉬운 점은 국내에서는 아직도 LQA를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라고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로벌 진출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게임 현지화에 대한 인식의 제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필
● 2000년 ~ 2005년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영어영문학 학사
● 2011년 ~ 2013년 숙명여자대학교 번역학 석사

                석사논문: MMORPG 텍스트 현지화 과정 및 텍스트 분석
● 2016년 ~ 2022년 University of Roehampton London 번역학 박사

                박사논문: Actors, Networks, and Skopos of Mobile Game Localization
● 2020년 ~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부 객원교수
● 2011년 ~ 현재 브릿지번역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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